▲사진/ 배문철 ( 시인/칼럼니스트)

[25뉴스 = 배문철 시인/칼럼니스트] 헌법 제10조는 모든 국민은 인간의 존엄과 가치, 행복 추구의 권리가 있음을 강조하고 있다. 반면 형법 41조에서 법정 최고형은 사형으로 명시하고 있다. 

사형의 기원을 가장 오래된 실정법을 통해서 살펴보면 BC 18세기 함무라비 법전 '눈에는 눈, 이에는 이'라는 동해보복(同害報復) 사상에 입각한 형벌로 알 수 있으며 이는 칸트의 응보주의적 형벌관과 그 맥을 같이 한다고 볼 수 있겠다. 사형 곧 극형은 그 종류가 매우 다양하지만, 공통적으로 집행하는 개인이나 국가의 감정 및 정서적 측면에서 면밀히 들여다보면 그렇게 해피엔딩은 아니라는 점을 바로 알 수 있다.

국가 공권력이 범죄자의 목숨을 끊는 형벌이 곧 사형이다.

근대 형법학의 아버지라고 불리는 이탈리아의 체사레 베카리아는 《범죄와 형벌》에서 최초로 사형제 폐지를 주장했다. “인간은 오류 없는 존재일 수 없으므로 사형을 내릴 만큼 충분한 확실성이 결코 보장될 수 없다. 사형은 국민에 대한 국가의 전쟁이요, 법을 빙자한 살인이다.”라는 견해를 밝혔다. 이 논리는 확대된 세계로 현실적으로 통용되고 있다. 

대한민국은 1997년 12월 30일 이후 25년이 넘도록 사형을 집행하지 않고 있어서 실질적으로 사형 폐지 국가로 분류된다. 하지만 사형제도가 엄연히 존치하고 있으므로 사형선고를 받은 사형수는 언제라도 사형이 집행될 수 있다.  인격적, 정신적 결함이 있거나 정신적으로 자제가 불가능한 격정 범죄자들은 범행 순간 사형제도가 있다는 사실을 망각한다고 한다. 결국은 강력한 법망 만이 모든 죄악을 뿌리 뽑을 수는 없다는 것이 분명한 사실이다. 

사람은 인내의 브레이크가 훌륭해야 인격이 된 사람일 것이다. 인간은 마음과 행동의 통제력이 우수할수록 인간다움을 발휘할 수 있을 것이다. 사람이 제대로 성장하기 위해서는 우수하고 안정된 교육, 법과 제도, 개인, 가족, 이웃, 사회, 국가, 세계가 따뜻하며 충분한 사랑이 요구되는 것을 상기해 보도록 하자. 이러한 안전장치가 어느 한쪽이라도 부실하게 되면 그 어느 곳에서라도 문제가 발생하게 되는 것이 자명할 것이다.

바이블 중 모세의 십계명에서 그 여섯 번째로 강조하는 것이 살인을 금하는 것이다. 살인은 또 다른 살인과 복수로 이어지며 끈질긴 악연으로 연이은 대(代)를 이어갈 수 있기에 아예 그 살인의 씨앗조차 없어져야 마땅하다.

사람은 생명을 살리는 일에 정성을 들여야 하며 공권력 또한 사람을 살리는 일에 정성을 다해야 한다. 사람은 절대 사람을 죽여서는 안 되며 공권력 또한 사람을 절대 죽여서는 안 된다는 천륜과 인륜을 결코 잊어서는 안 될 일이다.